한탄강 세계지질공원센터 해설사 나오꼬 님 인터뷰 ㅣ포천을 위해 이제 저도 멋지고 당당하게 뭔가를 해주고 싶어요
한탄강지질공원센터 해설사 나오꼬 님 인터뷰 영상 풀버전 보기
나오꼬 님은 포천에 사는 일본인이자 일본에서 온 포천인이다. 포천과 일본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나오꼬 님을 만나기 위해 한탄강 세계지질공원 센터를 찾았다. 능숙한 한국어 실력 만큼이나 또박또박 전해지는 나오꼬 님의 포천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이 인터뷰 내내 전해진 순간들이었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포천에서 지금 22년 째 살고 있고 4명이 네 자매의 엄마가 되고 있고, 포천시 시내에서 작은 문구점을 하고 있는 일본 사람인 나오꼬라고 합니다. 결혼 때문에 포천에서 살 게 된 거고요. 일본 큐슈에서 왔습니다. 제가 말씀 안 하셔도 아시다시피 큐슈는 일본에서도 제일 남쪽에 있고, 화산 같은 게 많이 있고 온천이 유명하고 한국에서 비행기 타고 한 시간 정도 있으면 갈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인터뷰 장소가 한탄강 세계지질공원 센터였을까? 이유는 단순하다. 유네스코가 세계에서 4번째로 세계지질공원으로 선정한 이곳에서 나오꼬 님이 맡고 있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제가 여기 한탄강 세계지질공원 센터에서 지질공원 해설사라는 걸 하고 있어요. 국가 자격증을 받아서 해설사가 되었습니다. 한탕강 세계지질공원센터공원이 만들어댔는지 이 한탄강이라는 게 북한에서 용암이 내려와서 그 북한하고 연결이 되고 있는 지질 공원이에요. 그래서 여기가 유네스코로 인증 받아서 작년에 유명하게 되었고요. 그래서 저희가 이곳에 오시는 분들한테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을 소개해주고 안내를 해주고 있어요.
-어떤 계기로 이 일을 알게 되셨던 건가요?
일본의 지질 전문가분들과 일본에서 지질공원 하고 계시는 지역분들이 포천에 방문하셨어요. 그때 통역을 제가 맡게 되었는데, 당시만 해도 지질공원이 뭔지 전혀 몰랐어요. 근데 같은 일본 사람이니까 너무 좋아서 교류를 많이 나눴더니 지질공원이라는 걸 알게 되고 거기에 빠져버렸어요. 제가 이거 진짜 재밌겠다. 진짜 한국에서 살면서 더 재밌는 걸 알게 되었다는 생각에 눈이 반짝반짝해가지고 거기서 빠져버렸어요.
나오꼬 님에게 해설을 받으려면 전화로 사전예약(031-538-3030)을 하면 된다고 한다. 단체도 가능하고 개인으로도 가능하다고 한다. 나오꼬님은 특히 일본어 배우시는 분들이 나오꼬 님에게 일본어로 해설을 들으면 재밌을 거라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바로 사전예약 전화를 걸어봐도 좋을 것 같다. 한탄강 세계지질공원 센터 내부 전시물에 대한 해설도 가능하고, 야외의 화적연이나 비둘기낭으로 가서 해설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한탄강 세계 지질공원 센터는 국내의 유일한 지질공원 전문 박물관이다. 유네스코의 정의에 따르면, 지질공원은 '단일의 통합된 지리적 영역으로서 국제적인 지질학적 가치를 지니는 명소에 대해 경관의 보호, 교육, 연구,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전인적인 개념을 가지고 자연자원 및 문화자원과 연계하여 이용하는 곳'을 의미한다. 한탄강 지질공원 센터는 이러한 의미에서 출발한 박물관으로서 한탄강 지질공원의 지질학적, 역사적, 문화적, 생태학적, 가치를 일반인들과 학생들에게 보다 쉽게 알리고 교육하며 나아가 한탄강 지역주민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나오꼬 님은 어떤 점이 이 한탄강 세계지질공원 센터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한탄강이 북한과 연결되고 있는 것과 평화. 꼭 민족적인 걸 배제하고서도 우리가 얼마나 평화 안에서 살아있는지 느낄 수 있어서 그 자체가 하나의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한국에서 일본 사람이 한국과 북한 사이에 있는 최고의 보물을 소개해 줄 수 있는 것도요. 저도 한탄강 세계지질공원 센터의 매력이라고 생각하고요(웃음).
나오꼬 님은 포천에 22년 간 거주하며 다문화 가정의 어머니이기에 포천시로부터 여러 지원과 도움을 받아온 게 많았는데 본인도 이제 포천을 위해 무언가를 해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기쁘다고 말한다.
사실은 제가 작년에 암을 걸렸어요. 암에 걸려서 죽을 뻔 했어요. 근데 전세계에 뻗쳐있는 지질공원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외국에 계시는 분들한테도 힘을 많이 받았어요. 그런 걸 통해서 생활에 힘이 가요. 존재감을 가지는 거죠. 한국에서 내가 살아있다는 존재감. 그리고 어떻게 보면 정치적인 것에 대해서는 일본과 한국 사이에 어려울 때가 있었더라도 그런 걸 떠나서 저를 하나의 인간으로 서, 사람으로서 받아주신 분들에게 너무 감사한 것 같아요. 암에 걸리는 게 저는 시작인 것 같아요. 암 걸리면서 힘을 더 내서 살아있는 거.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을 진짜 많이 바라보고 지금 서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서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어요. 멋지게 당당하게 살고 싶어요.
다른 해설사 선생님들이나 민간에서 하시는 많은 분들이 자기들의 방식대로 이곳을 홍보하고 있어요. 저는 저 대로 제가 갖고 있는 방안으로 한탄강 지질공원을 홍보하거나 알려주고 싶어요. 그러니까 일본 사람이니까 일본 쪽에도 더 알려주고 싶고, 그리고 일본 사람들이 갖고 있는 네트워크를 통해서 또다른 외국에 있는 분들한테도 한탄강에 대해 알려주고 싶어요. 지금 여기 한국에서도 제가 할 수 있는 뭔가가 있다고 요즘에 생각해요.
-해설사로서, 한탄강 지질공원에 오시는 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여행 코스는 무엇인가요?
포천 한탄강 지질 공원이라는 게 세 군데 지자체가 합쳐져 있어요. 연천, 철원, 포천.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에 오신다면 연천, 철원까지 한 코스가 돼요. 이거 지금 트레킹 코스가 되고 있는 것 같아요. 포천까지 오신다면 1박이든, 2박이든 시간을 투자하셔가지고 가시면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걷는 것도 좋고 그냥 차 타고 돌아다니는 것도 좋지요. 갈 곳도 많고 구경할 곳도, 먹을 것도 많은 지역이니까요.
끝으로 나오꼬 님은 포천문화재단에게 다문화 가정에 대한 관심도 부탁하며 이런 말씀을 남기셨다.
저 아닌 다른 다문화 가정 어머님들한테도 같이 한국에서 멋지고 당당하게 살자고 말하고 싶어요. 포천에 다문화 가정 많이 있어요. 엄청 많아요. 일본 사람이 아니라 아시아 지역출신의 어머니들 엄청 고생해요. 저도 제가 옛날에는 경찰서에서도 통역을 하러 가고 그랬어요. 봉사활동도 해본 적이 있고.
많은 걸 해왔지만 그런 거에 대해서 하고 싶어요. 어쨌든 저는 여기서 살아있는 일본 사람이지만. 저는 어쨌든 한국 사람이니까. 한국에서 살아가고 여기서 죽을 사람이기 때문에 정말 그렇게 시작하고 싶어요. 이번만 보는 게 아니라 일본을 자꾸 보게 되지만, 내가 살아야 하는 곳은 여기다라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그러기 때문에 여기서 정말 잘하고 싶어요. 잘 살고 싶어요. 정말 너무 감사하죠. 그리고 포천시의 분들도 어떤 마음에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살 수 있는 만큼 도와주시고 정말 감사해요.
포천에 감사하다는 말. 그래서 포천에 뭔가를 해주고 싶다는 말. 더 멋지고 당당하게 이 땅에서 살고 싶다는 말. 그저 인터뷰라 하는 겉치레 멘트가 아니었다. 오직 진심에 근거한 말들이었다. 또한 그 말들의 기저에선 유네스코가 지정한 전 세계 4번째 세계지질공원인 한탄강과 자신의 제2의 고향이 된 포천에 대한 자부심 또한 느껴졌다. 나오꼬 님을 본 받아 더 멋지고 당당한 포천 만들기에 더 많은 이들이 함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종 웃는 얼굴로 인터뷰에 임해주신 나오꼬 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이번 인터뷰를 마쳐본다.
*본 게시물의 내용은 편집된 버전입니다
전체 인터뷰 내용은 본 게시물 최상단의 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peop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천향토사연구소 최창근 소장님 인터뷰 ㅣ 충과 화합의 가치를 생각합니다 (0) | 2021.12.11 |
---|---|
미미소 장미화 대표님 인터뷰 ㅣ 저의 놀이터가 바로 이곳, 미미소입니다 (0) | 2021.12.11 |
포천문화원 양윤택 원장님 인터뷰 ㅣ 포천 유교문화 유산은 우리의 자부심 (0) | 2021.12.11 |
평화이발관 이응수 대표님 인터뷰 ㅣ 포천 자연을 지키는 게 포천 사람을 지키는 겁니다 (0) | 2021.12.11 |
여성국극 소리꾼 이계순 님 인터뷰 ㅣ 욕심내지 말고 가는 길을 포기하지 말고 한 발자국씩 (0) | 2021.12.11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포천향토사연구소 최창근 소장님 인터뷰 ㅣ 충과 화합의 가치를 생각합니다
포천향토사연구소 최창근 소장님 인터뷰 ㅣ 충과 화합의 가치를 생각합니다
2021.12.11 -
미미소 장미화 대표님 인터뷰 ㅣ 저의 놀이터가 바로 이곳, 미미소입니다
미미소 장미화 대표님 인터뷰 ㅣ 저의 놀이터가 바로 이곳, 미미소입니다
2021.12.11 -
포천문화원 양윤택 원장님 인터뷰 ㅣ 포천 유교문화 유산은 우리의 자부심
포천문화원 양윤택 원장님 인터뷰 ㅣ 포천 유교문화 유산은 우리의 자부심
2021.12.11 -
평화이발관 이응수 대표님 인터뷰 ㅣ 포천 자연을 지키는 게 포천 사람을 지키는 겁니다
평화이발관 이응수 대표님 인터뷰 ㅣ 포천 자연을 지키는 게 포천 사람을 지키는 겁니다
2021.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