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향토사연구소 최창근 소장님 인터뷰 ㅣ 충과 화합의 가치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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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포천향토사연구소의 최창근 소장님이다. 최창근 소장님은 포천에서 태어나 포천에서 평생 공직 생활을 하며 알게 된 포천 구석구석의 소중한 역사 지식을 바탕으로 공무원 퇴임 후 포천 향토사를 연구하며 널리 세상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계신다. 충과 화합의 가치를 가장 좋아하신다는 최창근 소장님을 만나기 위해 포천시내에 자리한 소장님 자택에서 직접 찾아갔다.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포천 이동면 노곡리에서 1942년도에 출생을 했습니다. 저는 재주가 있는 게 하나도 없어요. 특기라고 할 것도 하나도 없었고. 근데 글 짓기를 하면 꼭 선생님이 뽑아가지고 교실 뒤 게시판에 붙여주고 그랬었어요. 국어를 유난히 잘해서 만점만 받았고 그땐 우린 또 국한문 혼용이 있었는데 한문도 만점을 받았고, 글짓기 잘 하고 그리고 공무원 생활 하면서도 또 이상하게 그 포천 전지역을 돌아다니는 업무를 많이 했어요. 처음에 면에 있을 때는 그 면 지역만 돌아다니는데 포천 군청으로 들어오고 나니까 포천 전 지역을 구석구석 리 단위, 자연 마을 단위까지 다 돌아 다니게 된 게 이제 지역을 좀 아주 잘 아는 계기가 되었어요.
향토사는 지리적으로 국소적인 영역과 거기에 사는 지역 공동체의 역사를 연구하는 분야다. 대개 그 지역의 현지인들이 현지에 학회를 꾸려 연구한다. 향토지를 통해 향토의 유래나 연혁 등 향토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먼저 알아야 하며, 그 밖에도 웃어른들께 여쭈어 보면 그 향토의 유래·연혁 등은 물론 지명의 유래, 전설 등의 새로운 사실들을 알아나게 되는 분야다. 그런 면에서 최창근 소장님의 공무 생활은 소장님의 향토사 연구에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저는 포천 전 지역을 한 3번 정도 자연부락 마을 단위까지 들어가 봤어요. 그래서 이제 포천문화원에서 민속조사한다, 뭐 그 지명유래 조사한다. 또는 무슨 설화 조사한다 할 때는 저는 뭐 네비게이션 없이 그냥 차 타고 그냥 가면 그 동네 바로 도착할 수 있고 그 정도로 포천 구석구석까지 다니게 된 거죠. 그런 사이에 많은 분들을 만나가지고 알게 됐어요.
-포천 향토사를 연구해오시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아주 엄청난 인물들이 포천에서 많이 나왔어요. 영의정이면 뭐 최고위직이라고 이제 그렇게 얘기를 하는데 영의정에 올라가셨던 분이 30분 정도 되는 거 같고. 그밖에도 조선시대 고위직에 올랐다고 할 수 있는 분들도 한 50~60분이 이제 포천에서 나오지 않았느냐. 꼭 포천에서 태어난 게 아니더라도 묘소가 포천에 있든가 현관을 거쳐간 분들까지도 저희가 포천인, 포천사람이라고 하는데, 조선시대 고위직들에 오르셨던 분들 중 50~60명이 포천인이란 것에 저는 아주 놀랐어요. 포천이 이렇게 인물이 많은 지역인가 하고.
안동, 파주, 포천, 이렇게 전국에서 유림의 고향이다라고들 하는데, 이름에 걸맞게 그렇게 많은 인물이 배출됐다 그거를 좀 알았구요.
최창근 소장님은 이렇게 조선시대에 많은 인재가 포천인이었던 것은 산수에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씀하신다. 옛날부터 산도 아니고 들도 아니고 약간 구릉지 언덕 같은 산 같은 데서 인물이 많이 난다고 했는데 포천 군내나 창수 이런 지역이 높은 산도 없고 그냥 높아야 한 200미터 되는 산이 올망졸망하게 평지같이 깔렸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높은 산이 있으면 지역의 고립성이 생기기에 사람과 문화의 왕래가 드물어지는 데 반해 포천의 지형은 그 반대라 사람과 문화의 왕래가 잦아져 개방성이 높아져 인재의 출현도 높아졌던 것 같다는 추론이었다.
딴 데서 나신 분이라도 포천 와서 은퇴해서 사시거나 또 돌아가셔서 오신 분들도 이제 포천의 인물이라고 그렇게 정의가 돼 있기 때문에 명당이 많아서 많은 인물이 포천에 오지 않았느냐 그런 생각이 들어요. 게다가 서울 근교구요. 서울에서 백리 거리에 포천 시내입니다. 중앙에서 고위직에 계시던 분들이 벼슬에서 떨어지면은 서울 근처인 포천으로 낙향하는 거예요. 고향이 아니래도 전라도 해남 이런 데까지 갔다가 다시 벼슬을 주면은 올라오는 데 한 달 이상씩 걸리기 때문에 포천에 와있으면 그 다음 날도 이제 올라갈 수 있으니까 그래서 그 많은 인물들이 은퇴한 인물들이 내려와서 살지 않았느냐. 그리고 그 영평8경이라고 경치 좋은 데가 포천에 있어가지고 주변에 와서 살면서 시도 짓고 살고 그랬던 것 같아요.
-또다른 포천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사실이 또 있을까요?
이성계 태조께서 왕이 되기 전에 4년 간을 포천에 살았다는 그러한 증거가 있어요. 지금 포천 메나리 전수관이 있는 데, 거기 살았다는. 그곳에서 그 기간동안 왕이 될 기반도 다지고 주변에 농장을 경영하면서 말하자면 군사 훈련도 하면서 왕권의 기반을 닦은 곳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그걸 좀 복원해서 했으면 해요. 저 남쪽에 가면은 홍길동 살던 데라고 해서 조그만 이름만 있어도 그 복원을 해서 관광객을 끄는데, 우리는 왕이 살았다는데 그것도 복원을 못 하고 있어서... 거기에 궁궐처럼 해놓으면 역사적 가치도 있고 포천의 위상도 더 올라가지 않겠느냐 싶어요.
세종대왕의 경우에도 포천에 50번 정도를 다녀갔다는 기록이 세종실록에 남아있다고 한다. 세종대왕이 벌판에 천막 치고 잤을 리는 없을 테고, 아마 포천 영평현 관아에서 잤을 텐데 그러한 역사적 사실을 단초로 삼아 관광자원으로 삼으면 좋겠다고 최창근 소장님은 말씀하셨다. 그리고 이를 통해 포천의 관광 수입 증대는 물론이고, 포천시민의 화합도 기대된다고 강조하셨다. 유림의 고향이라 불리는 포천의 향토사연구소 소장이라는 직함에 걸맞게 최창근 소장님이 충과 화합이라는 가치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가 이해되었다.
-소장님의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저는 이제 그 내년이면 이제 팔십일세가 되고 그래서 저는 더 그렇게 뭘 하겠다. 그런 의욕은 없어요. 제가 안 하면 딴 분들이 또 더 잘하고 그러잖아요. 그냥 후진들한테, 그분들이 그냥 지금처럼 전통 문화재 잘 가꾸고 그걸 이용한 그 시민 교육을 더 확대해서 충효정신을 넓힐 수 있게 돕고 싶어요. 그리고 우리 포천 시민들이 화합하게 하는 데 직접 앞에 나서지 않아도 적극 후원자로서 역할을 맡고 싶긴 해요.
-끝으로 포천문화재단에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무명인사가 가지고 있는 원고가 있어요. 이 분이 6.25 전쟁 때 겪은 얘기를 한 삼백오십 페이지 정도 원고를 만들어서 가지고 있어요. 그게 이제 한 권이 많으면 두 권을 나눠서라도 출판을 해서 우리 중고등학교 학생들한테 부교재로 쓰게 하면 어떨까 싶어요. 뭐 거의 다 잊혀져 가잖아요. 우리 지역에서 실제 6.25를 겪었던 얘기 또 어려웠을 때 살았던 얘기들을 좀 발굴해서 책자로 만들었으면 하는 그런 바람이 있습니다.
어쩌면 점차 이 땅에서 사라져 가는 충과 화합의 가치. 그리고 무명인사가 갖고 있는 6.25 전쟁 때의 이야기. 어느 하나 사소하게 다뤄지지 않고, 잊혀지지 않게 소중하게 보존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최창근 소장님. 역사에 기록된 포천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와 미래의 포천이 가야할 길에 대해 고민하고 계셨다. 포천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있는 재미난 역사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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